“남친 있나” “결혼했나” 등 고용평등법 위반 한인 업주 잇단 피소

맨하탄에서 요식업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수개월 전 종업원을 채용하면서 무심코 몇가지 개인 적인 질문을 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주방에서 일할 종업원을 찾던 이 씨가 히스패닉 여성을 인터뷰하면서 “남자친구는 있느냐”고 물은 뒤 이 여성이 “있다”고 답하자 “결혼은 언제 할 예정이냐” 등의 질문을 던진 것이 화근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간 히스패닉 여성이 "이 씨가 채용과정에서 연방고용 평등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 이 씨는 “얼마나 오래 일할지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물어본 것인데 소장을 받고나니 황당할 뿐”이라며 푸념했다.

최근 고용평등법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본의 아니게 곤란을 겪거나 이 씨처럼 소송까지 당하는 한인 업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방 고용평등법규는 고용과정에서 업주가 구직 희망자를 인터뷰하거나 구인광고를 낼 때 거주지나 나이, 종교, 출신지, 성별, 신용도 등에 대해 직접적인 질문을 하거나 조건을 명시하는 것과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캐내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특히 ▶나이 ▶출신 국가 및 국적 ▶결혼 및 임신 여부 ▶자녀나 가족수 ▶키, 체중 등 신체조건 ▶교회 출석 여부 ▶일반적인 건강상태 등을 물어서는 안되며, ▶‘용모 단정한 여직원 구함’ 또는 ‘웨이트리스 온리’(Waitress Only) 등과 같이 성별을 명시하는 것도 고용평등법 위반 행위에 해당된다

.올해 초 맨하탄에서 델리가게를 운영하는 최 모씨도 캐시어를 구하기 위해 낸 광고를 보고 찾아온 외국계 남성에게 “여성을 구한다”고 돌려보냈다가 변호사사무실로부터 소송관련 서한을 받는 등 한바탕 혼쭐이 났다. 업무 관계상 특정 나이나 성별의 직원 채용이 필요한 경우라도 광고나 인터뷰 때 이를 드러내지 말아야 하며, 채용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개인 정보가 있다면 우회적으로 해당 사실을 묻거나 공정한 절차에 의한 질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를 첨부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예를 들어 주말 근무가 필요한 업체의 경우 주말근무 가능여부 판단을 위해 종교생활 등에 대해 묻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한인 노동전문 변호사들은 "한인 업주들의 경우 인터뷰때 여성 구직자들에게 결혼 여부를 묻거나 또는 교회출석 여부 등 종교적인 질문을 던지다 소송을 걸리는 경우가 상당수 된다”고 말하고 "고용평등법규를 숙지하고 직업과 관계없는 개인적인 질문을 던지는 행위를 자제해야 불필요한 소송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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