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니스트 : | 연주영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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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지 : | 한국일보 |
날짜 : | 2014-04-01 |
“내 이름은 피신(Piscine) 몰리토 파텔 입니다. 간단히 부르면 파이 입니다. 덧붙여 π = 3.14 입니다.” 라고 말하며 큰 동그라미를 그린 다음에 지름을 그었다. 그를 피싱(오줌 싸개)라고 놀리던 아이들이 칠판을 넋을 놓고 보는 장면을 상상하며 통쾌하게 느껴졌다.
얀 마텔(Yann Martel)의 “파이 이야기”는 주인공 소년 파이가 태평양에 배가 침몰 한277일동안 벵골 호랑이와 함께 구명보트에서 공존한 표류기이다. 이 책은 2002년도 부커상을 수상한 이후 세계 명감독의 반열에 오른 리안(Ang Lee) 감독의 작품이다.
2006년 동양인 감독으로는 최초로 오스카 감독상을 받았던 리안 감독은2013년에 어른 들의 동화라고 불리는 “파이 이야기”로 두번째 상을 받은 이후, 그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세상에 다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을 감동 시켰다.
그는 동양인은 영화감독으로 결코 성공 할수 없다고 수없이 말했던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의 편견을 떨쳐 버려야 했고, 아내의 작은 월급에 의존하며 살며, 각본을 썼다. 보다못한 장인이 중국집을 경영하면서 가장 역할을 하라고 했을때, 자신의 현실과 직면했다. 컴퓨터를 배우고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자신을 달래며서 가까운 커뮤니티 대학에서 등록했다. 그날 밤, 그의 흔들리는 모습을 눈치챈 그의 아내는 그의 가방에 넣어진 수업 시간표를 보았다. 그리고…...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다음날 아침, 그의 부인이 차로 향해 걸어가다가 뒤돌아 보면서 리안 감독에게 이렇게 말했다. “안, 당신의 꿈을 잊어 버리지 말아요.” 그러자 그는 스케쥴을 갈기 갈기 찢어버린후 쓰레기 통에 넣었다. 그리고, 오랜 끈기와 노력으로 리안 감독은 차별로 인해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하게 하는 유리 천장을 깨뜨렸다. 이제 그는 이렇게 확신한다. “나에게 영화는 결코 끝나지 않는 영원한(never-ending) 꿈인 것이다.”
리안 감독이 자신의 상처를 별로 바꿀수 있던 것은 자신과 함께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태평양 망망대해에서 “소망”을 가지고 절망을 초월하여
기적처럼 생존한 파이처럼. 그래서, “파이 이야기”는 리안 감독의 이야기 이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될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묻고 싶다..... 우리는 지금 아이들과 어떤 꿈을 함께 꾸고 있는가?